▲ <사진 제공 = 독자 박준규씨>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최근 고속열차 SRT 청소노동자가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과잉 서비스’로 논란되며 운영사인 SR이 ‘갑질’ 구설수에 휩싸였다.

SRT 이용객 박준규씨는 지난 11일 자신의 SNS에 중년 여성의 SRT 청소노동자가 열차를 향해 허리 숙여 인사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글과 함께 게재했다.

박씨에 따르면 SRT 고속열차의 종점인 수서역에서는 객실을 정리정돈하는 청소 용역업체의 노동자들이 들어오는 열차를 맞이한다. 열차가 들어올 시간이 되면 청소노동자 8명이 객실 간격에 맞춰 일열로 줄맞춰 선다. 그리고 기관차가 20m 정도 가까이 다가오면 허리를 구부리고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 인사는 열차가 멈춰 설 때까지 반복된다.

처음에는 장거리 운행으로 고생하는 기관사에 대한 헌사의 의미라고 생각했지만 기관차가 지나간 후에도 청소노동자들이 움직이는 열차를 향해 연신 허리를 구부린다는 것이 박씨의 설명이다.

그는 “이건 예의도 친절도 겸손도 아닌 지나친 행위”라며 “지나가는 열차를 향해 인사를 하게 하는 것은 자칫 객실을 정리정돈하는 노동자의 자아에 심적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친절과 겸손을 강제함으로써 사실상 노동자의 차별에 순응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며 “자신의 준비상태를 점검하고 맡은 바 임무를 잘 수행했다는 다짐의 의미로 평범하게 서있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서비스를 불편하게 느끼는 것은 박씨뿐만이 아니었다. 일부 승객들은 청소노동자에 대한 회사 측의 ‘갑질’이라며 과도한 인사 서비스를 멈춰달라고 SR 측에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SR 홍보팀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일 뿐 갑질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2016년 SRT 출범을 앞두고 ‘서비스 차별화’를 내세웠고 일본 한 고속열차 업체의 서비스를 벤치마킹했다”며 “이를 좋아하시는 분도 있고 불편해하시는 분도 있지만 이번 논란이 불거지기 전까지는 크게 문제가 되는 사안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서비스는 청소 용역업체와의 계약 항목 중 하나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SR은 논란이 계속되자 지난 17일부터 고객들의 민원을 반영해 청소노동자들의 인사 서비스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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