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 vs 반올림 “증거 은폐 후 사실 확인 요구는 부당”

▲ <사진 출처 = JTBC ‘삼성전자 작업장 희귀병 사망자 54명 확인’ 기사 보도 캡처>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최근 <JTBC>가 보도한 ‘삼성전자 작업장 희귀병 사망자 54명 확인’ 보도에 대해 삼성전자가 사실과 다른 기사라며 해명에 나섰다. 54명 모두 직업병으로 사망했다는 JTBC의 보도는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게 삼성전자 측의 입장이다.

JTBC는 지난 21일 시민단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이하 반올림)에 제보된 국내 주요 기업 반도체, LCD 부문 사망 명단 84명 가운데 삼성전자 80명의 신원 추적 결과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996년부터 2017년 현재까지 21년간 희귀병으로 사망한 노동자는 54명이다. 질병별로는 ▲백혈병 20명 ▲재생불량성빈혈 4명 ▲림프종 3명 ▲골수이형성증후군 1명 등 혈액암이 가장 많았으며, ▲뇌종양 6명 ▲폐암 4명 ▲난소암 3명 ▲유방암 3명 ▲골육종 2명 ▲기타 8명 등이 뒤를 이었다.

▲ <사진 출처 = 삼성전자 뉴스룸 캡처>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다음날 자사 뉴스룸을 통해 “JTBC가 보도한 ‘삼성전자 작업장 희귀병 사망자 54명 확인’ 기사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설명드린다”라며 사망자 모두를 직업병 사망자로 보도한 데 유감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직업병인지 아닌지는 작업환경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의학적·과학적으로 면밀한 검토를 거처야 판단 가능하다”며 “JTBC가 일방적으로 삼성전자에 근무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직업병 사망자로 단정하는 듯이 보도한 데 유감을 표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일반인 또는 다른 사업장과의 비교조차 하지 않았다”며 “‘다른 사업장들도 있는데 왜 삼성전자의 경우 사망자는 이렇게 많은가’라고 표현하면서도 정작 다른 사업장에 대해서는 얼마나 질병이 발생하는지, 일반인과 비교하면 질병 발생률을 어떻게 차이 나는 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반도체 작업환경과 질병과의 관계는 불분명하다”며 “하지만 이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 해소를 위해 2015년 9월부터 인과관계에 상관없이 사회적 부조 차원의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현재 반올림을 포함해 이해당사자들의 합의하에 구성된 옴부즈만위원회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시정을 권고하거나 개선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뉴시스

이에 대해 반올림 이종란 상임활동가는 <투데이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JTBC가 반올림이 알고 있는 80명 중에 54명이라도 확인한 것에 대해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확인된 54명의 사망조차도 직업병인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삼성전자의 주장은 터무니가 없다”고 말했다.

이 활동가는 “작업장에서 사용된 화학물질이나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도 공개하지 않고 증거를 은폐하고는 지금에야 직업병인지 아닌지 확인이 안됐다는 삼성전자 측의 태도는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삼성전자의 일방적으로 정한 기준에 따라 이뤄진 보상, 어떤 건에 대한 보상인지 설명도 없는 묻지마식 보상은 전혀 공정하지 못하다”고 전했다.

끝으로 옴부즈만위원회 조사와 관련해 “옴부즈만위원회가 어떻게 조사를 하고 있는지 전혀 확인된 바가 없고 2016년 1월 합의 이후 지금까지 옴부즈만위원회가 진척 상황이나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도 않았다”면서 “삼성전자가 확인되지 않은 일들에 대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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