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낙연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세월호 유골 은폐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야4당이 해양수산부의 세월호 유골 은폐 의혹과 관련해 정부를 일제히 비판했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지난 17일 오전 세월호 선체에서 뼈 1점을 발견했으나 닷새가 지난 22일 이를 발표해 은폐 의혹이 일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23일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세월호 유골 은폐 사건에 대해 많은 분들이 의아하게 생각한다”며 “시신없는 영결식을 치른 유가족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유골을 방치했다는 것이 사실이면 용납할 수 없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사과는 물론이고 해수부 장관의 해임까지도 가야할 사건이라고 보고 있다”며 “진상규명을 분명히 해야하고 이것도 국정조사까지 갈 수 있는 사건이라고 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도 이날 원내정책회의에서 “촛불 민심으로 탄생했다는 현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이런 야바위짓을 했다는 것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며 “정부가 국민을 속이고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의 상처에 대못질을 했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이건 정부의 철학, 정신상태와 관련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같은날 최고위원 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3년이 넘는 세월동안 입만 열만 세월호 문제를 이야기 해왔다”며 “인간의 생명,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해 정말 자기들이 진지하게 걱정하고 고민하는 것처럼 얘기하더니 이 은폐 사건이 다름아닌 문 대통령이 지휘관으로 있는 현 정부에서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점에 대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를 했을 뿐 문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며 “그동안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이 아니라면, 희생자 그리고 그 가족들과 같은 마음으로 이 문제를 대해왔다면 지금과 같은 문 대통령의 자세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정의당 역시 “참담하기 이를 데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지지해준 국민들에게 미안하다며 억장이 무너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항구를 떠나겠다고 결심한 유가족들이었다”며 “그런 유가족들에게 어떻게 이렇게 또 다시 가슴에 대못질을 한단 말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최 대변인은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교체하고 각 기관들의 수장을 모두 바꿨지만, 그 안의 내용물은 박근혜 정권과 달라진 게 없다는 일각의 한탄이 피부로 절실하게 느껴진다”며 “이번 사건은 정상화된 대한민국으로 갈 길은 아직 멀다는 것을 우리 모두에게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한편 이낙연 국무총리는 “유골 은폐는 희생자 가족과 국민께 실망을 넘어 배신감을 안겨드렸다”며 “세월호 유골 은폐에 대해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국민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 총리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정부는 최단 시간 안에 은폐의 진상을 규명해 가족과 국민 앞에 밝히고, 책임자를 엄정히 문책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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