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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435만명…케이뱅크보다 빠른 성장세
내년부터 전월세대출 및 신용카드 사업 개시
해결해야할 문제…은산분리·보안·서비스 지연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언제 어디서나 금융거래가 가능한 혁신을 앞세운 카카오뱅크가 어느덧 출범한 지 3개월이 됐다.

지난 3일 출범 100일을 맞은 카카오뱅크는 가입자 400만명의 시대를 열며 그동안 기존 금융권의 관행을 뒤흔들고 경쟁을 촉발시킨 ‘메기역할’을 톡톡히 해왔다는 평을 듣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 기세를 이어가 내년에는 전월세 대출 상품을 선보이고 신용카드 사업을 본격화하는 등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빠른 성장세만큼 여전히 은산분리 완화와 보안성 등 풀어야할 숙제가 많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모바일 기반’ 국내 2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출범 초기부터 많은 화제를 몰고 왔다. 지난 7월 영업을 시작한 카카오뱅크는 4월 출범한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에 이은 국내 두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모바일에 기반을 둔 금융서비스다.

일명 ‘휴대폰 속 은행’으로 불리는 카카오뱅크는 공인인증서 없이 본인 확인을 거쳐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비대면 실명확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카카오톡과 연계돼 메신저에 등록된 친구와 간편하게 송금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지난달 31일 기준 계좌 개설 고객수 435만명, 수신 4조200억원, 여신 3조3900억원 등 주목할 만한 실적을 기록하며 기존 금융권을 긴장시켰다. 이는 하루 평균 4만3500여명이 카카오뱅크 신규 이용자가 된 셈이다. 카카오뱅크보다 3개월 앞서 출범한 케이뱅크는 같은 기간 가입자 40만명, 수신액 6500억원, 여신액 6100억원을 기록, 이 둘의 기록을 비교해보면 카카오뱅크의 성장 속도가 케이뱅크보다 5배 이상 빠르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서울시 용산구 카카오뱅크 서울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100일간의 성과와 향후 계획에 대해 밝혔다. 이 자리에서 카카오뱅크는 내년에 선보일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1분기에 전월세 보증 대출 상품을 완전 모바일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자동이체통합관리 서비스 등을 출시하고 오는 2019년 사업 시작을 목표로 신용카드 사업도 구상 중에 있다.

카카오뱅크 이용우 공동대표는 이 자리에서 “혁신적인 서비스에서 나아가 고객이 쉽고 편리한 은행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금융 소비자 일상에 초점을 맞춘 보다 쉽게 이용 가능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은산분리·서비스지연·보안 문제 남아있어

카카오뱅크는 이같이 의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먼저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되는 것은 자본 확보를 위한 은산분리 정책의 완화 여부다. 일반적으로 은산분리 규제란 일반 기업이 은행을 소유하는데 제한을 두는 것으로 대기업이 은행을 사금고처럼 악용하지 못하도록 한 조치의 일환이다.

이같은 은산분리 규제는 비대면,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성상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이 주도해야 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성장함에 있어 발목을 잡는 걸림돌로 지적돼왔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면서 금융당국은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계획했으나 진보 정당과 시민단체, 일부 학계의 반대에 부딪치면서 관련 법안이 계류 중에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2주 만인 8월 11일 유상증자를 통해 5000억원의 자본금 추가 확충에 나섰고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9월 5일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그러나 현재의 여수신 증가 추세를 볼 때 새로운 추가 유상증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지만 자본금 확충을 위해 필수적인 은산분리 완화를 위한 은행법 개정안 처리는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윤 공동대표는 “은산분리 완화 정책이 바뀌지 않는다고 해서 은행이 어려워지지는 않지만 혁신 속도는 느려질 것”이라며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서비스 처리 속도가 지연된 점도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빠른 업무처리 속도를 장점으로 내세운 것과 달리 카카오뱅크는 대출신청 등 일부 서비스의 처리 속도가 더뎠다. 또한 영업점이 없는 특성상 고객이 상담전화를 통해 민원을 해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화연결이 쉽지 않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30일 서울 오피스(제1 고객센터)에 이어 강서오피스(제2 고객센터)를 열었다. 강서오피스에는 150여명의 고객 상담 인원이 충원됐고 카카오뱅크는 총 400여명의 고객 상담 인력을 갖추게 됐다. 그러나 이는 가입 고객 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담 인원이라는 지적이다.

보안도 여전히 불안한 점으로 손꼽힌다. 최근 카카오뱅크 계좌로 소액결제가 98차례나 무단 인출된 사례까지 발생하면서 카카오뱅크의 금융 시스템과 보안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카카오뱅크 측은 이와 관련해 “놓친 부분이 있다”며 미흡한 대처에 대해 일부 인정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체크카드의 경우 결제가 되면 금액이 바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복구해야 되는데 그 부분에서 주의 깊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다른 협력사와 같이 해야 할 부분이 있다. 협의해서 그런 것들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룰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본격 시장 확대 나선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내년부터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카카오뱅크는 2018년 1분기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전용 전월세 보증금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내후년에는 카카오뱅크 신용카드도 출시된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상반기 신용카드 사업 예비인가를 추진해 2019년 하반기부터 신용카드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규모 유통망을 가진 대기업과의 협력사업도 적극 추진한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롯데그룹과 6월 유통 및 금융 부문 융합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 이달부터 계좌기반간편결제 서비스 구현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카카오뱅크는 이달부터 롯데멤버스와 본격적인 빅데이터 협력에 나선다. 롯데의 유통데이터와 카카오뱅크의 금융 상품·서비스를 결합해 혁신 상품·서비스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시장 확대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금 확충의 안정성은 물론 보완 및 시스템 개선 등 신뢰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뱅크가 빠른 시일 내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 의욕적인 행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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