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당]4당 체제에서 3당 체제로 변화 예고

▲ 유승민-안철수 ©뉴시스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논의 이뤄지고 있어
국민의당-바른정당 내부에서도 긍정적 신호

애가 타는 자유한국당, 난감한 더불어민주당
빠른 정계개편 소용돌이 속에 문재인 개혁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급물살을 타면서 올 연말까지는 원내교섭단체가 4당 체제에서 3당 체제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향후 정치지형의 변화에 상당한 방아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로 각자도생을 위한 발걸음이기도 하다. 하지만 험로가 예고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새로운 중도보수 정당이 탄생할 것인가 아니면 변죽만 울리다가 퇴로를 확보하지도 못하고 죽을 것인가의 기로에 놓여있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추석 연휴 전까지만 해도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가능성이 점쳐졌다. 하지만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이 맞다. 금방 기류는 변화해서 이제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논의는 주로 3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뤄졌고, 통합기구를 설치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논의는 당 지도부의 논의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주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만나서 당대당 통합 논의를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민의당 산하 국민정책연구원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로 인해 파장이 커졌다. 아울러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공식회의석상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논의에 대해 공식화했다. 이로 인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통합의 깃발 올려라

통합을 주도하는 세력은 국민의당은 안철수계 사람들이고, 바른정당은 자강파 사람들이다. 이들은 궁여지책으로 통합 논의에 뛰어들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은 협치에 대해 논의를 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만나 협치에 대해 논의를 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의 통합 가능성이 솔솔 올라왔다. 연말을 지나고 나서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이 통합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안철수계 사람들로서는 다급해졌다. 더욱이 안철수 대표가 당 대표가 된 이후 지지율은 답보상태에 놓여있다. 안철수 대표가 당 대표가 되면 당이 살아나면서 지지율이 반등하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그 예측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이대로 가면 국민의당은 공중분해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중에 제대로 건지는 광역단체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지원 전 대표가 전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했지만 실제로 전남도지사에 당선될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안철수 대표로서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 ©뉴시스

마찬가지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파가 추석 연휴를 전후로 해서 통합 논의를 하면서 바른정당 자강파는 다급해졌다. 바른정당 통합파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자강파의 목소리를 키우기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이들이 선택한 방법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다. 바른정당 자강파인 유승민 의원은 아예 ‘중도 보수개혁’ 통합론을 설파했다. 오는 11월 13일 새로운 당 지도부를 꾸리고 난 후 국민의당과 당대당 통합을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산술적으로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을 하게 되면 60석 이상의 중견 정당이 탄생하게 된다. 게다가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이 중도 보수개혁 정당에 합류를 하겠다는 인사들이 나타난다면 최소 70석 이상의 중견 정당이 되는 셈이다. 물론 이는 ‘산술’적인 내용이다. 실질적으로 통합을 한다고 해도 50석 이상 넘기는 힘들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왜냐하면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 내부에서도 통합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의당은 통합 논의에 대해 불난 호떡집 분위기다. 당장 호남 중진들은 발끈하고 나섰다. 뿌리가 호남을 기반으로 두고 있는 정당이 보수정당과 통합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통합을 해서 얼마나 시너지 효과를 누릴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반대의 목소리는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목소리로 인해 통합의 시너지 효과는 감쇄될 것으로 보인다.

빠른 정계개편

바른정당 내부에서도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이 있다. 왜냐하면 정체성이 맞지 않기 때문에 당대당 통합을 해서 얼마나 시너지 효과를 누리겠느냐는 것이다. 때문에 통합을 한다고 해도 바른정당 내부에서 이탈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당대당 통합을 한다고 해도 아무리 많이 잡아도 50석의 정당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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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속이 타는 정당은 아무래도 더불어민주당이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그나마 원내교섭단체 4당 체제로 있다면 국민의당 협조를 구할 수 있는데 3당 체제가 된다면 국민의당 협조를 구하기 더욱 어렵게 된다. 국정감사가 끝나고 나면 곧바로 개혁입법 전쟁과 새해 예산안 전쟁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 두 전쟁에 있어 국민의당의 협조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국민의당 협조가 없으면 이 두 가지 전쟁 모두 승리를 일궈낼 수 없다. 그런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을 하게 된다면 국민의당 협조는 요원해진다. 그렇게 되면 더불어민주당은 더욱 힘든 시기를 보내야 할 수밖에 없다. 결국 더불어민주당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국민의당 내에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세력과 통합을 하는 것인데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친문 지지층이 국민의당과의 통합이나 연대조차도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상당히 고민이 되는 대목이다.

밑그림은

자유한국당은 다급한 상황이 됐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기대했던 자유한국당이었다. 최소한 통합까지는 아니더라도 바른정당 탈당파가 자유한국당에 복당하는 그림을 그리려고 했지만 이제 그 그림마저도 쉽게 그릴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자유한국당으로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대연합을 이뤄야 하는데 이런 밑그림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때문에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속도를 내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정기국회 안에서 치열한 신경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내년 지방선거가 원외교섭단체인 정의당을 포함해서 5당 체제로 치러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정계개편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빠른 속도로 전개될 것이다. 이런 이유로 문재인 정부의 개혁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정기국회 내에 개혁입법을 처리하려고 했던 문재인 정부의 계획이 일단 스톱될 수도 있다.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도 상당히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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