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일의 장기 추석 연휴…정치권 이슈도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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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심판론 vs. 이명박·박근혜 정부 심판론
대북문제·인사문제로 인해 문 대통령 타격 불가피

김치 수수·채용 청탁·아들 마약 의혹 등도 주요 소재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각 지역 후보 품평회 불가피

이제 곧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올해 추석 연휴는 최대 10일까지의 장기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추석 차례를 지내고, 성묘까지 해도 시간이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친인척을 만나는 것은 물론 여행까지 계획하는 사람들도 있다. 친인척이 만나면 끊이지 않고 나오는 이야깃거리가 있다. 그것은 바로 정치. 때로는 논쟁이 있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절 연휴가 단골메뉴가 정치 이야기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올해 추석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처음 맞는 명절 연휴다. 지난 5월 황금연휴도 대선 전 박근혜 정부 때였기 때문에 정권교체 이후 친인척을 만나는 첫 번째 시간이 이번 추석 연휴다. 때문에 이번 추석 연휴가 문재인 정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평가장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치 결혼식을 앞두고 상견례를 하는 사람들로 비유할 정도로 떨리는 순간이다. 명절 연휴가 지나고 나면 지지율에 변화가 있었다. 명절 연휴는 친인척이 모여서 난상토론을 하는 시기다. 여러 가지 정보가 뒤섞이는 시기다. 최근 정보를 접하는 방법이 다양화되면서 60대 이상 어르신들이 접하는 정보와 청년층이 접하는 정보가 다르다. 어르신들은 주로 카카오톡(카톡) 등 SNS를 통해 정보를 접하지만 청년층은 팟캐스트 등 인터넷 방송 등을 통해 정보를 취한다. 이처럼 정보를 접하는 방법이 다르다 보니 그 내용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때문에 명절 연휴는 자신이 접했던 정보가 오류가 있는 정보인지 아니면 정확한 정보인지 확인하는 시기다. 친인척이 모여 정치이야기를 하다 보면 때로는 다툼도 있지만 주로 자신이 평소에 접한 정보가 과연 정확한 정보인지 따지게 된다. 이로 인해 자신이 접한 정보의 정확성을 확인하면서 자신의 가치관을 다시 세우기도 한다. 정치도 예외는 아니다. 명절 때만 되면 명절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메뉴가 있다. 그것은 바로 정치다.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고, 정치에 대해 난상토론을 하게 된다. 정치 난상토론을 하게 되면서 점차 자신의 사고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사고를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면서 자신이 갖고 있던 정치적 세계관을 바꾸고 변화하게 된다. 명절 연휴가 끝나고 난 후 대통령이나 정당 지지율의 변화가 있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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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석 연휴는 10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명절인 올해 추석 연휴는 문 대통령의 품평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을 넘어 200일로 달려가는 시점이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를 평가한다는 것은 섣부른 평가일 수도 있지만 추석 연휴를 맞이해 가족들끼리 모여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60%대로 떨어진 점을 감안한다면 문 대통령의 평가가 긍정적으로 나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 품평회가 열린다면 ‘심판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 심판론’과 ‘이명박·박근혜 정부 심판론’이 바로 그것이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뇌물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데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이명박 정부 하에서 이른바 연예인 블랙리스트가 세상에 공개되면서 떠들썩해지고 있다. 때문에 문재인 정부 심판론과 이명박·박근혜 정부 심판론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 심판론을 꺼내 드는 쪽은 아무래도 최근 불거진 북한발(發) 안보위기 불안에 대해 성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800만 달러 대북 인도 지원에 대한 불만을 표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 이후 문 대통령을 지지했던 보수·중도층을 중심으로 문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안보만큼은 강경한 노선을 취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문 대통령의 안보관과는 다소 괴리가 있다. 따라서 이들은 문 대통령의 안보관에 대한 비판을 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진보층은 문 대통령의 안보관에 대해 보호막을 치는 데 여념이 없을 것으로 보이면서 안보관 문제를 놓고 보수와 진보가 나뉘어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의 또 다른 심판 사유는 아무래도 인사 문제다.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낙마된 데 이어 박성진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자진사퇴 등 인사 문제가 계속 끊이지 않고 불거졌다. 이것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하락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때문에 이 문제만큼은 추석 명절 때 성토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인사 문제에 대해서는 보수와 진보가 따로 없이 비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인사 문제가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청와대가 인사 문제에 대해서 추석 연휴 직전에 무엇인가 메시지를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심판론의 반대급부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심판론’이다. 또 다른 말로는 ‘적폐 청산’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의 각종 비리·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지난 9년의 세월이 적폐의 세월이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국가정보원이 연예인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한 사진을 합성하는 등 국가기관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추석 연휴 때에 이 문제는 아마도 주요 단골 소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정부 심판론을 주장하는 친인척에게 반론을 펼칠 수 있는 무기가 되는 셈이다. 따라서 MB 국정원의 만행에 대해 꺼내면서 토론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더 나아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 수사 여부에 대한 열띤 토론을 전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주요 정당으로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과연 집권여당으로서 얼마나 면모를 보여줬느냐의 부분에 대한 비판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낙마는 민주당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표결 관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부결됐다는 것은 그만큼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야당들의 문재인 정부 발목잡기에 대해서도 열띤 토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야당들이 계속해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데 이것을 과연 ‘발목잡기’로 봐야 할 것인지 ‘정당한 비판’으로 봐야 할 것인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문 대통령 지지층은 ‘발목잡기’라면서 야당들을 성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야당 지지층에서는 발목잡기가 아니라 정당한 비판이라면서 정당한 비판도 없으면 독재국가나 다름없다면서 각각의 주장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들의 비판이 정당한 비판이 될지, 발목잡기가 될지는 추석 연휴가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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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비리 의혹

정치인의 비리 의혹 등도 추석 연휴의 단골 소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중 가장 크게 대두가 될 소재는 아무래도 남경필 경기지사 아들의 마약 투약 혐의다. 남 지사도 아들의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해 인정했고 그 아들은 현재 구속된 상태다. 마약이라는 소재가 가장 자극적인 소재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래도 자식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남 지사에 대한 성토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더불어 바른정당에 대한 성토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혜훈 전 대표의 금품수수 의혹 때문이다. 이 전 대표가 금품수수 의혹으로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는데 그 금품 수수 의혹에는 김치 수수 의혹도 함께 포함됐다. 단순 금품수수 의혹이라면 추석 연휴 때 크게 다뤄지지 않는 소재이지만 김치 수수 의혹은 다소 생소하기 때문에 아마도 엄마들 사이에서 가장 열띤 소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인 비리 의혹 소재는 또 있다. 그것은 바로 강원랜드 채용 청탁 의혹이다. 청년 실업률이 높은 가운데 현역 의원들이 강원랜드 채용 청탁 의혹에 연루됐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청년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자신들은 뼈 빠지게 공부를 해서 취업을 하려고 해도 취업이 제대로 되지 않는데 단순히 현역의원들과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강원랜드에 취업했다는 사실은 청년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다. 이밖에도 정치인 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는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의 후보 매수 의혹과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의 금품수수 의혹 등이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소재가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언급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이번 추석 연휴 때 또 언급되는 내용은 아무래도 내년 지방선거가 있다. 물론 내년 설 연휴가 아직 남아있지만 다음해 열릴 지방선거는 벌써부터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이미 각 정당은 내년 지방선거 공천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고, 내년 지방선거 출마 후보들 중 일부는 미리 열심히 뛰고 있다.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가 관심 갖는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래도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후보들에 대한 품평회가 이뤄지면서 과연 이번에는 누구를 찍어야 할지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책적인 면을 들여다보면 새해 예산안에 복지 예산이 증액된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의 지지층은 소득주도형 성장을 설파하면서 새해 예산안에 복지 예산의 증액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당 지지층은 재정 건전성이 문제가 있다면서 포퓰리즘 정책은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추석 연휴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토론 소재를 갖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소재를 갖고 어떤 방식으로 토론하느냐의 문제다. 매년 명절 때만 되면 각 가정마다 다툼이 있다. 그 다툼의 상당수가 재산 문제 혹은 정치 문제 때문이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토론을 거부하거나 상대를 무시하거나 깔보는 경향이 강하다. 때로는 권위로 누르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되면 토론은 이어지지 못하게 된다.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서로 속 깊은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정치적 사고방식만이 절대적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상대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게 되면 자신의 정치적 식견도 넓어지게 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토론 문화가 약하다. 특히 정치 토론 문화가 약하다. 자신과 맞지 않으면 무조건 ‘빨갱이’ 혹은 ‘수구꼴통’이라면서 상대를 향해 손가락질한다. 하지만 그 손가락질한 상대는 결국 친인척으로, 결국 자신의 핏줄이다. 자신의 핏줄을 비난한다는 것은 결국 자신을 비난하는 것이 되는 셈이다. 때문에 건전한 토론 문화 정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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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토론 문화 정착 필요

이제부터라도 자신의 생각을 다소 접고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래야 화목한 추석 명절을 보낼 수 있다. 풍성한 한가위에 정치적 소재로 얼굴을 붉히면서 헤어질 수는 없는 문제다. 때문에 이제부터라도 토론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상대를 권위로 누르거나 상대를 무시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와 더불어 진지한 토론을 나누는 그런 습관이 필요하다. 선진국이 달리 선진국이 아닌 이유는 건전한 토론 문화가 정착됐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 문제에 있어서는 아무리 상대방과 정치적 식견을 달리한다고 해도 비난은 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정치권도 자성해야 한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상대 정당에 대한 비판만 쏟아낼 것이 아니라 칭찬도 쏟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풍성한 한가위에 정치적 소재를 갖고 더욱 풍성한 한가위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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