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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갈릴레오! 갈릴레오?(Galileo! Galileo?)

기사승인 2017.09.08  13: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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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우 칼럼니스트
▸철학박사
▸상지대학교 강의전담교수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  필자가 선정한 이번 칼럼의 제목은 그룹 “퀸(Queen)”의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라는 노래의 가사의 일부이다. 이 곡은 세계 팝 음악사에서 매우 자주 역대 최고의 곡으로 꼽힌다. 이 곡은 가사에 담긴 내용의 폭력성(사람을 죽이고 사형을 기다리는 사형수가 어머니에게 쓴 편지가 가사의 주요 내용이다)과 난해성 때문에 금지곡으로 선정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 난해한 가사 가운데 ‘Galileo, Galileo, Galileo, Galileo, Galileo figaro!’라는 대목이 등장한다. 필자의 예상으로는 사형수가 죽기 전에 본인이 죽는 것의 억울함을 외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갈릴레오가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중얼거렸다는 일화로 유명한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이기 때문이다.

갈릴레이는 정말 종교재판이 끝나고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읊조렸을까? 여기에 대하여 표정훈은 그의 책, 『인물세계사』에서 그가 받은 종교재판의 재심을 요청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그런 말을 했을 리가 없고, 그런 말을 했다는 어떠한 기록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표정훈은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말했다는 소문”을 “정확한 근거가 없으면서도 마치 사실처럼 오랜 세월 전해지는 이야기”라고 결론짓고, 이른바 “도시형 전설(urban legend)”이라고 규정하였다.

아울러 표정훈은 이러한 전설이 생긴 것이 “과학적 진실이 종교적 억압을 극복하고 이긴다는 뜻을 담은 상징적 일화”라고 평가하였다. 갈릴레이가 종교재판을 받았던 시기는 1633년이었다. 이 시기는 모든 것을 신과 기독교를 중심으로 사고하고 판단했던 중세에서 벗어나 인본주의(人本主義)를 주장했던 르네상스 시대였다. 이러한 소문, 혹은 일화가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졌다는 것은 여전히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던 종교의 힘에 대한 사람들의 소극적인 저항의 결과였을지도 모르겠다.

갈릴레이는 지동설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종교재판을 받았다. 그리고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굴욕적인 맹세를 했다.

저는 이단, 즉 태양이 세계의 중심이고 움직이지 않으며 지구는 중심이 아니고 움직인다는 것을 주장하고 믿었다는 강력한 의심을 성청으로부터 받았습니다. 따라서 저에 대해 정당하게 제기된 이 강력한 의심을 추기경 예하와 믿음 있는 모든 기독교도들의 마음에서 제거하고자, 성실한 마음과 거짓 없는 믿음으로 저는 앞서 말한 과오와 이단, 교회에 배치되는 다른 모든 과오와 교파 전반을 포기하고 저주합니다. 앞으로도 이단의 의혹을 받을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절대로 말이나 글로 주장하지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

(제이콥 브로노우스키, 『인간 등정의 발자취』(바다출판사) pp. 235-236. 표정훈, 『인물세계사』에서 재인용.)

그리고 350여년이 지난 1992년 갈릴레이는 교황청에서 복권되었다. 표정훈의 연구에 따르면, 갈릴레이는 2009년 세계 천문의 해를 맞이하여 주조된 25유로 기념주화의 도안 인물이 되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은 현대 사회에서 종교와 세속과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과학적 근거가 없는 종교적 믿음이 과학과 인간을 구속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창조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더군다나 창조과학을 연구한 사람이 장관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과학자가 자신의 신앙을 가지고 그것을 바탕으로 연구를 수행하는 것은 자유다. 그의 연구를 비판하는 것 역시 과학계의 몫이다. 그러나 그러한 과학자가 공직에 진출하는 것은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은 중세나 르네상스 시대가 아닌 21세기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창조과학”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다. 종교는 이 세상에서 전혀 쓸모없는 것이 아니다. 아직도 종교는 도덕의 기준을 제공하고, 상상력을 자극하고, 특정 집단에게 정체성을 확인시켜주며, 인간의 원초적 모습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그리고 소위 “막 나가는” 세상에 엄중한 경고도 던진다. 나름의 가치가 있는 종교가 자꾸 과학을 “이겨먹고” 과학과 경쟁하려고 하는 모습은 나를 한숨짓게 만든다.

이종우 칼럼니스트 restinpeace0@hotmail.com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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