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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민주화운동 공습설, 전두환의 운명은

기사승인 2017.08.23  16: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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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습설로 인해 발포 명령자 가려지나

   
▲ ⓒ뉴시스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 공습 출격 대기
여러 정황 증거 쏟아지면서 공습 가능성은 높아

실체적 진실 규명 위한 노력 곳곳에서 이어지고
정치권의 공방에 가로막힐 가능성도 있어 보여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아직까지 숙제를 남기고 있다. 그것은 누가 발포 명령을 내렸느냐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 숙제를 하려고 했지만 아직까지 숙제가 제대로 풀린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광주 공습설이 점차 구체화되면서 누가 발포 명령을 내렸는지에 대해 정치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그 최종 목적지가 과연 전두환씨로 갈 것인지 여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우리에게 가슴 아픈 역사이다. 정부가 민간인들을 상대로 무참히 학살한 현장이자 역사이다. 때문에 이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명확히 규명해야 할 역사적 책무를 갖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발포명령을 누가 내렸느냐는 것이다. 아직까지 누가 명령을 내렸는지 명확하게 규명된 바가 없다. 노태우 정권 시절에도 김영삼 정부 때에도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명확히 규명하려고 했지만 단순히 전두환·노태우 두 사람의 사형 선고 이외에는 특별히 밝혀진 바가 없다.

재조명 되는 광주

그러면서 대중은 점차 대중문화 속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을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 ‘화려한 휴가’, ‘26년’, 드라마 ‘모래시계’, ‘제5공화국’ 등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을 묘사하면서 대중은 이제 대중문화를 통해 광주민주화운동을 접하게 됐다. 그리고 광주민주화운동을 체험했던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노년이 됐다. 그런 가운데 영화 ‘택시운전사’가 천만 관객 몰이를 하면서 다시 광주민주화운동이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광주민주화운동 추념식에서 보여줬던 모습으로 인해 대중은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몰랐던 여러 가지 진실이 점차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공습설이다. 공군이 당시 전투기에 500파운드짜리 폭탄 2개를 장착하고 출격 대기를 했다는 공군 조종사의 증언이 방송을 통해 세상에 공개됐다.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선교활동을 했던 故 피터슨 목사는 수기를 통해 공습설이 광주에 떠돌아 다녔다고 증언했다. 광주를 공습할 것이라는 이야기 때문에 당시 광주에 있던 미국인들을 대피시켰다는 것이다. 광주에서 활동한 미국 평화봉사단원 팀 원버그가 남긴 일지에는 “5월 26일 오후 뉴욕타임스의 헨리 스콧 스톡스 기자를 만나 미국 정부가 한국을 설득해 광주 폭격을 저지시켰다”고 기록돼있다. 또한 당시 합참의 업무철이 공개됐는데 5월 21일에서 22일 사이 신촌리 즉 성남 비행단과 광주 비행단을 오가는 수송 작전이 나와 있고, 공군 제1전투비행단, 즉 광주 비행단의 전투기들이 각각 청주와 예천, 대구비행단으로 이동하는 작전계획이 담겨 있다. 이는 당시 전투기에 공대지 폭탄을 장착하고 출격 대기했다는 공군 조종사의 증언과 일치하는 내용이다. 다시 말하면 광주 공습설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공습설의 충격적 증거들

광주 공습설을 구체화시키는 또 다른 증거가 있다. 미국 국방정보국이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서 1980년 6월 11일 본국으로 타전한 2급 비밀 문서 일부가 세상에 공개됐다. 이 보고서에는 신군부 수뇌부들이 베트남전에서 경험을 쌓았고, 그곳에서 공산당으로 보이는 베트콩(베트남인)을 죽인 것처럼 광주 시민을 국민이 아닌 베트콩으로 취급, 잔혹하게 진압했다고 적었다. 한 정보원의 말을 인용해 베트남에서 미군이 양민을 학살한 마을인 ‘미라이(MY LAI)’에 빗대 광주를 ‘한국의 미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다시 말하면 전두환씨 등 신군부는 광주 시민을 시민으로 본 것이 아니라 베트콩의 일종인 광주콩으로 취급한 것이다. 베트콩을 학살할 때에도 공습을 통해 학살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신군부 입장에서는 공습을 통해 광주 시민을 학살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 그들에게는 무고한 시민이 아니라 공산당의 일종으로 무조건 때려잡아 죽여야 되는 족속으로 보인 것이다. 때문에 발포명령을 왜 내렸고, 공습을 준비했는지 어느 정도 연결고리가 맞춰지는 것이다.

   
▲ ⓒ뉴시스

이 사실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누가 발포명령을 내렸는지 여부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가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계속 나오고 있다. 이 진실을 빨리 규명해야 하는 이유는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노태우씨는 이미 병상에 누워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전두환씨는 아직까지 건강하기 때문에 전두환씨가 살아있을 때 이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시민사회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을 정치권에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은 광주민주화운동에서 아직 풀리지 않은 발포명령, 헬기사격 그리고 암매장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 바가 있다. 이에 따라 곧 진상조사규명위원회가 설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두환은 과연

하루라도 빨리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개헌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목표로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헌법에는 ‘전문’이 있다. 이 전문에 5.18 정신을 담아내겠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광주민주화운동의 실체적 진실을 하루라도 빨리 규명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 ⓒ뉴시스

물론 실체적 진실을 규명한다고 해도 전두환·노태우씨를 다시 처벌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전두환씨가 회고록을 발간하는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하고 있다. 이는 자신에게 좀더 유리한 여론을 형성시켜서 최종적으로 현충원에 안장되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두환씨 입장에서 본다면 여론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형성돼야 현충원에 안장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따라서 회고록을 발간하는가 하면 자신도 광주민주화운동의 피해자라는 소리를 하고 있다. 만약 최초 발포 명령자가 전두환씨라는 것이 드러난다면 전두환씨의 현충원 안장은 한낱 꿈에 불과하게 된다. 이렇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최초 발포명령자가 누구인지 밝혀져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문제는 정치권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최초 발포명령자가 누구인지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당도 마찬가지다. 이미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의원들은 광주 공습설에 대한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회 차원의 특위를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대변인 역시 논평을 냈다. 다만 보수정당들이 과연 어떤 목소리를 낼지는 미지수다. 문재인 정부의 과오를 덮기 위한 꼼수라는 식의 논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이 문제가 정치적 논란으로 번질 경우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는 더욱 쉽지 않아진다. 정치권 공방이 격화되면 그야말로 힘든 상황으로 치닫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정치권 일각에서는 광주민주화운동 문제가 국정감사의 소재로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 군사기밀문서를 열람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는 사람이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일부 국회의원들은 국정감사에서 최초 발포명령자에 대한 언급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앞으로 최초 발포명령자가 누구냐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상당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홍상현 기자 todaynews@n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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