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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으로 쓴 노동일기㉑] ‘인명 안전을 책임진다’ 여의도 수난구조대

기사승인 2017.08.28  16: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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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데이신문

한강철교~행주대교까지 약 17.7km 관할
수난구조대 관할 지역 중 사고 가장 많아

CC(폐쇄회로)TV로 24시간 관제
‘골든타임’ 4분 내 사고 현장 도착

발생사건 중 자살시도 절반 차지
인명 구조, 가장 자랑스러운 일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지난 10일 오후 5시. 여의도 한강공원에 위치한 여의도 수난구조대를 찾았다.

당초 오후 5시 30분쯤 방문하기로 돼 있었으나 예정보다 일찍 찾아가서인지 업무를 보던 여의도 수난구조대 윤진욱 지대장이 “생각보다 일찍 오셨네요”라며 기자를 반겼다.

수난구조대 사무실에 들어서자 한 쪽 벽면에 가득한 CC(폐쇄회로)TV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마포대교와 서강대교를 비추는 화면들은 투신사고 발생 시 빠른 출동을 위해 24시간 관제를 목적으로 설치된 것이라고 한다.

윤 지대장은 “CCTV 카메라 외에도 감지 센서를 설치해 사람이 난간에 오래 붙어 있으면 팝업창이 뜨거나 경보가 울려요”라고 알려줬다. 이를 활용한 구조활동이 이뤄져 인명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투신 가능성을 보이는 사람이 CCTV에 포착되면 바로 예상 투신 지점으로 출동해 대기하고 사고 발생 시 바로 구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어 윤 지대장은 기자에게 수난구조대의 업무에 대해 소개했다. “뚝섬, 반포, 여의도 등 한강에 총 3개 수난구조대가 있습니다. 그리고 잠실수중보에서 물놀이 사고가 잦아 여름철에만 한시적으로 광나루 수난구조대를 운영하고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 여의도 수난구조대 윤진욱 지대장 ⓒ투데이신문

119수난구조대는 강동대교에서 행주대교까지 총 41.5km에 구간을 관할하고 있다. 이중 여의도 수난구조대에서는 한강철교에서 행주대교까지 약 17.7km의 구간을 관할한다.

3개 수난구조대 중 가장 출동 건수가 많은 곳이 바로 여의도라고 한다. 2017년 1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3개 수난구조대 전체에서 발생한 출동 건수 869건 중 여의도 관할 구역에서 404건이 발생했다. 거의 절반에 이르는 수치다.

“자살 기도가 사고 발생 절반을 훨씬 넘네요?” 윤 지대장의 설명을 듣던 중 기자가 깜짝 놀라 물었다. 여의도에서 발생한 404건의 사건을 분류해보면 자살기도가 320건, 익수 10건, 사체인양 22건, 기타 52건이다.

윤 지대장은 “우리나라 자살 문제가 정말 심각한 것 같아요. 특히 마포대교는 지난 2013년 남성연대 대표가 자살 퍼포먼스를 하면서 ‘자살 명소’라고 불릴 만큼 자살시도가 많아요”라고 설명했다.

마포대교는 매년 한강의 27개 대교 중 가장 높은 사고율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같은 기간 한강의 27개 대교에서 발생한 사고 869건 중 마포대교에서 발생한 사고는 223건으로 26%를 차지한다.

윤 지대장이 설명을 마치고 장비를 소개해줬다. 여의도 수난구조대에는 총 4대의 구조 선박이 있다. 윤 지대장이 가장 먼저 소개한 선박은 공기부양정이다. 공기부양정은 얼음 위를 달릴 수 있게 만들어졌으나 공기가 들어가는 스커트 부분이 얼음에 찔려 찢어지는 경우가 많아 한강에서의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한다. 다음으로는 구조정을 소개했다. 구조정은 화재진압, 인명구조 등의 목적이 있으나 주로 겨울에 한강이 얼어붙으면 쇄빙용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윤 지대장이 마지막으로 소개한 선박은 고속구조정이었다. 여의도 수난구조대의 주력 선박인 고속구조정은 인명구조용으로 사용되며 300마력짜리 모터 3개가 장착돼 최대 시속 97km를 자랑한다. 빠른 속도로 주요 사고발생 구간인 성산대교~한남대교까지는 사고 발생시 인명을 구조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인 4분내 현장에 도착할 수 있다고 한다.

   
▲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수난구조대 장비 소개하는 여의도 수난구조대 양희림 대원, 공기부양정, 고속구조정, 구조정 ⓒ투데이신문

“교대점검 실시하겠습니다.”

오후 5시 45분이 되자 방송이 나왔다. 주간 근무자와 야간 근무자가 교대를 하기 전 이뤄지는 ‘교대점검’ 시간이었다. 대원들은 선박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고속구조정에 실려 있는 주간 근무 대원의 장비를 꺼내고 야간 근무 대원들이 자신의 장비를 점검한 후 실었다.

대원들은 근무 교대를 하면서 “오늘 비 많이 오려나”, “오늘 출동 별로 없겠는데”라며 하루의 운을 점쳤다. 비 오는 날은 출동이 적은지 묻자 야간 근무자인 신민철 대원이 “아니요, 언론에서 취재 나오면 꼭 출동이 없더라고요. 아마 오늘 출동 없을 겁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대원들은 교대점검을 마치고 수난구조대 청사 내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이날 저녁 메뉴는 볶음밥과 꽁치 조림. 기자도 대원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저녁을 먹는 동안 출동경보가 울렸다. 잔뜩 긴장해 제대로 듣지 못한 기자와는 다르게 대원들은 식사를 이어갔다. 어리둥절한 기자에게 박준하 대원이 “우리 출동 아니네요. 뚝섬이에요 뚝섬”이라며 “얼른 식사하세요”라고 말했다.

그제야 상황을 파악하고 식사를 이어가는 기자에게 윤 지대장은 “지상 구조대는 출동 지령이 떨어지는 구조대에만 방송이 나오지만 수난구조대는 3개 지대에 다 방송이 나와요”라고 설명했다.

   
▲ 여의도 수난구조대 신민철 대원 ⓒ투데이신문

밥을 한가득 쌓아 눈 깜짝할 새 식사를 마친 대원들은 곧바로 사무실로 향했다. 근무 5년차인 신민철 대원에게 출동이 없을 때는 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물었다. 그는 “시간대별로 정해진 훈련을 해요. 정해진 종목을 시간에 맞춰서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점검일지나 순찰일지를 작성하는 등의 행정업무를 합니다. 훈련은 장비 숙달 훈련이나 현지 적응 훈련 등이 있어요. 현지 적응 훈련은 저희가 정해놓은 위치에 출동해 어떻게 하면 구조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연습하죠. 사고가 발생하면 훈련 중이라도 연락을 받아서 바로 현장으로 갑니다”라고 말했다.

3개 수난구조대 중 가장 서쪽에 위치한 여의도 수난구조대는 상류 쪽으로는 한남대교, 하류 쪽으로는 신곡 수중보까지도 출동한다고 한다.

이날 비가 와서 날씨가 사고 발생율과 구조 작업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물었더니 신 대원은 “사고 발생은 날씨에 상관없는 것 같아요”라며 “구조작업 같은 경우는 물살에 영향을 많이 받아요. 구조작업을 할 때 투신 예상 지점에 줄을 깔아놓고 지그재그로 옮기면서 수색하는데 물살이 세면 옮기기가 힘들어요”라고 설명했다.

또 날씨와 관계없이 수중수색할 때가 가장 어렵다고 했다. 한강 물이 탁해서 물 속에 들어가면 바로 눈 앞 인데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보고 찾는 게 아니라 손끝으로 만져보고 찾는 것이다.

신 대원은 “저희가 메고 들어가는 공기가 압축공기라 굉장히 건조해요. 바다 같은 경우는 상대적으로 깨끗해서 입을 헹구거나 할 수 있는데 한강 물은 더러워서 그렇게 하지도 못해요”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한강에서 선박사고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신 대원은 선박사고라고 해봤자 수심이 얕은 지역을 지나는 요트가 걸려서 움직이지 못하거나 프로펠러가 깨져서 움직이지 못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또 아주 가끔 물놀이 하다가 익수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자살 사고가 가장 많지만 이외에도 위치추적이나 익수사고 같은 기타 출동도 있으나 드물다고 한다. 하루 평균 몇 건이나 발생하는지 물으니 신 대원은 보통 하루에 두 건, 많으면 3~4건씩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업무 중에 따로 휴식시간은 없다. 업무시간에는 훈련을 하거나 점검일지, 순찰일지 등을 작성하는 행정업무를 한다. 오후 11시가 되면 훈련 일정을 모두 마치고 출동이 없는 한 대기하면서 휴식을 취한다고 한다.

   
▲ 위치추적 출동 중 대교 위와 수면을 수색하는 여의도 수난구조대 대원들 ⓒ투데이신문

“여수대(여의도 수난구조대) 출동하세요. 여수대.”

오후 8시경, 출동 지령이 떨어졌다. 대원들은 순식간에 고속구조정에 올라타 장비를 챙기기 시작했다. 기자도 얼른 뒤따라 고속구조정에 몸을 실었다.

구조정은 서강대교로 향했다. 어떤 사건인지 이건태 대원에게 묻자 그는 “위치추적이에요. 시민 한 분이 남자친구에게 한강에 뛰어내리겠다고 사진과 메시지를 보내고 연락을 끊은 것 같아요. 그래서 남자친구가 신고한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이건태 대원과 신민철 대원은 고속구조정에 오르자마자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했다. 고속구조정이 서강대교에 도착하자 대원들이 라이트를 켜고 대교 위와 수면을 주의 깊게 살폈다. 위치추적은 대략적인 위치만 나오기 때문에 대교 위와 수면을 찾는 것이다. 그러나 이내 고속구조정은 마포대교로 방향을 돌렸다. 기자가 어리둥절해 하자 이 대원은 “지금 요(要)구조자가 마포대교와 서강대교 사이에서 이동 중인 것 같아요”라고 상황을 설명해줬다.

   
▲ 위치추적 출동 중 한강경찰대와 정보를 나누는 여의도 수난구조대 신민철 대원

출동해 요구조자를 찾는 사이 한강경찰대의 선박을 만났다. 신 대원과 한강경찰대는 서로 요구조자의 인상착의 등 정보를 주고받은 뒤 다시 수색에 돌입했다. 그러나 어디에서도 투신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수색에 난항을 겪자 이 대원은 신고자에게 연락해 요구조자가 신고자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사진을 전송받아 위치를 추적하기로 했다. 신고자가 전송한 사진을 받자마자 대원들은 단번에 “마포대교네”라며 위치를 알아냈다. 그리곤 곧바로 마포대교로 돌아가 요구조자의 위치를 수색했으나 성과는 없었다.

보통 한 번 출동하면 상황종료까지 시간이 얼마나 소요되는지 물었더니 신 대원은 “상황에 따라 다른데, 아무리 빨리 복귀해도 40분 이상은 걸려요”라고 설명했다.

출동한 지 50여분이 지난 8시 50분경, 고속구조정은 방향을 돌려 수난구조대로 복귀했다. 경찰에 수색업무를 넘기고 복귀한 것이다. 복귀 후에 대원들은 CCTV 화면을 돌려 요구조자의 동선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30여분간 CCTV를 돌려보던 대원들은 신고자의 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요구조자를 추적해 찾아냈다.

다행히 요구조자는 한강에 투신하지 않고 대교를 빠져나갔다. 이 대원은 신고자에게 연락해 요구조자가 투신하지 않았음을 알리고 경찰과 함께 요구조자가 빠져나간 마포대교 남단의 둔치 쪽을 찾아보라고 안내했다.

CCTV를 돌려보던 중 윤 지대장이 수상한 낌새를 보이는 사람을 화면에서 발견했다. 난간 옆에 주저앉아 움직이지 않는 이 여성이 한강에 투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는지 윤 지대장은 계속 여성을 주시했다. 다행히 5분쯤 뒤 대교 위를 순찰하던 경찰이 여성에게 말을 걸어 대교 밖으로 인도했다.

이렇게 대교 위에 설치된 CCTV를 통해 투신 사고를 많이 예방할 수 있고, 투신한다고 해도 대부분의 경우 생명을 구할 수 있다.

   
▲ 야식을 먹는 여의도 수난구조대 대원들 ⓒ투데이신문

오후 10시를 조금 넘긴 시각, 대원들이 출출했는지 야식을 찾았다. 박준하 대원은 “라면 끓여 먹을까?”라고 대원들에게 물었다. 기자도 함께 먹기로 했다. 이날 야식 당번은 신 대원과 박 대원이었다. 5명이서 먹는데 라면 7개를 끓인 신 대원에게 다른 대원들은 “뭐 이렇게 많이 끓였어”라며 “저녁 엄청 많이 먹었는데…이건 찍지 마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라면을 먹으면서 박 대원과 이야기를 나눴다. 해양대학교에서 항해학을 전공한 박 대원은 구조정의 운전을 맡고 있다. 배를 탄 지 10년도 더 됐다는 그는 구조대 근무 10년차다. 박 대원은 “1개 팀이 6명으로 구성돼요”라고 알려줬다. 이중 4명은 구조대원으로 특수부대 출신이고 나머지 2명은 해양대학교 등에서 항해를 전공한 항해기관사라고 한다. 구조정을 운전하는 대원과 구조를 담당하는 대원이 한 팀을 이루는 것이다.

양이 많다는 말과는 달리 대원들은 10여분 만에 라면을 모두 먹고 국물에 밥도 말아먹었다. 물론 기자도 함께 먹었다.

   
▲ 여의도 수난구조대 박준하 대원 ⓒ투데이신문

이후 대원들은 행정업무를 정리하고 출동대기를 했다. 이 시간에 주로 휴식하거나 운동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야간근무인 경우는 주로 잠을 잔다. 오전 9시에 퇴근해 잘 수도 있지만 한 주씩 근무 시간이 바뀌기 때문에 적응이 쉽지 않은 모양이다.

실제로 대기하는 동안 불침번인 대원을 제외한 다른 대원들은 잠을 잤다. 잠을 자다가도 지령이 떨어지면 바로 출동해야 하기 때문에 편히 쉴 수는 없다고 한다. 대원들에게는 대기도 업무다.

이 시간에 이건태 대원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특수부대 전역 후 다른 일을 잠깐 하다 구조대원이 된 이 대원은 올해로 9년차 구조대원이다. 대학에서 영상편집을 전공한 그는 수난구조대 홍보·교육 영상 편집을 도맡아 하고 구조대원이 된 후에도 공모전에 영상·사진 등을 출품해 상도 받았다고 한다. 또 이 대원이 제작한 교육영상은 교육청, 학교 등에서 교육을 위한 자료로 많이 사용된다고 한다.

   
▲ 여의도 수난구조대 이건태 대원이 제작한 물놀이 안전수칙 교육 영상 화면 <자료제공 = 여의도 수난구조대>

이 대원은 소방공무원을 안쓰럽게 보는 시민들의 시선에 대해서 얘기했다. 그는 시민들이 보는 것처럼 어렵거나 불쌍하지 않다고 했다. “소방관들이 국가직 전환을 요구하는 이유는 ‘우리가 현장활동 하는데 방해하지 마라’, 이게 팩트예요. ‘국가의 이름을 등에 걸고 현장 활동을 잘 할 수 있게 해 달라’인거죠. 국가 재정이 많으니까 전환을 요구하는 거고요. 지방 재정이 많으면 요구할 필요가 없겠죠”라고 말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재정이 많은 서울시는 국가직 전환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요. 정기적으로 장비 교체되고, 새로운 장비 나오면 지원해주고 좋죠. 그런데 경기도나 강원도 같은 서울 외 지역은 지원이 절실해요. 노후된 장비를 쓰거든요. 화재현장에 들어가야 하는데 본인 안전 때문에 구조활동을 못 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요구하는 거예요”라고 설명했다.

   
▲ 여의도 수난구조대 이건태 대원 ⓒ투데이신문

이 대원은 사람을 구한다는 것이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얼마나 자랑스러워요. 사람을 한 명 살리면 살면서 할 일은 다 한 거라고 생각해요”라며 구조대원의 자부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우리나라 자살율이 세계 1위라는데…참 문제죠”라며 한강에서 매일 일어나는 자살시도 사고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한강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 대부분 구조되기는 해요. 그런데 구조보다는 자살 예방이 사회적으로 마련 돼야죠”라고 말했다.

잠시 뒤 오전 1시경, 이 대원을 비롯한 몇몇 대원들이 휴식을 취하러 대기실에 들어갔다. 기자도 이 때 잠시 쉬기로 했다.

쉬는 동안에는 출동이 없었다. 아침까지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대원들은 대기하면서 잠도 자고 책이나 신문을 읽기도 했다. 그렇게 아침이 밝았다. 잠을 자던 대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아침식사를 했다.

   
▲ 오전 근무교대점검 중 장비를 챙기는 대원들 ⓒ투데이신문

식사 후 대원들은 샤워를 하고 근무교대를 준비했다. 그리고 오전 8시 10분경, 전날 오후 9시를 넘어 퇴근한 윤 지대장이 출근했다. 항상 일찍 출근하는 윤 지대장은 기자에게 자살을 시도한 시민들이 투신하는 영상과 수난구조대의 구조영상을 보여줬다.

“투신자들을 보면 사람들의 통행이 많을 때건 적을 때건 가리지 않아요. 이 영상에서는 한 시민이 생명의 전화 바로 옆에서 투신을 시도하는데, 지나가는 시민 두 분이 대처를 잘 해서 투신을 막을 수 있었어요.”

영상에서는 한 남성이 마포대교를 건너다 갑자기 난간을 뛰어넘어 투신하려 하자 옆을 지나던 남성이 투신자를 붙잡고 말렸다. 이 사이 투신자를 붙잡던 남성과 동행하던 여성은 생명의 전화를 통해 119에 신고하고 투신자를 함께 붙잡았다. 여성이 신고한 지 3~4분이나 지났을까. 수난구조대는 어느새 대교 아래서 투신을 대비해 기다리고 있었고 지상구조대가 출동해 투신하려던 시민을 구조했다.

윤 지대장은 “굉장히 잘 대처한 사례예요”라며 “신고하면 구조대가 4분 안에 도착하기 때문에 시민들께서 잠깐의 시간만 벌어주시면 100% 구조 가능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수난구조대는 자살을 시도하는 이들 대부분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사회복지협회와 연계해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11일 오전 근무교대점검 중인 여의도 수난구조대 대원들 ⓒ투데이신문

윤 지대장이 설명을 마친 후인 오전 8시 45분, 업무를 마칠 쯤 야간 근무팀과 주간 근무팀이 근무교대를 했다. 야간 근무를 한 대원들은 고속구조정에 실었던 자신의 장비를 꺼내고 주간 근무자들은 자신의 장비를 점검한 뒤 배에 실었다. 그리고 고속구조정 외에 다른 선박이 작동하는지 확인했다.

   
▲ ⓒ투데이신문

오전 9시. 여의도 수난구조대 야간 근무팀의 하루 업무가 끝이 났다. 한강에서 삶을 마감하려는 이들을 구하고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수난구조대의 하루는 다시 시작하고 있었다.

김태규 기자 ssagazi@ntoday.co.kr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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