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지분 모두 빼앗겨” vs “허위 주장일 뿐”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일진그룹이 중소기업 탈취 논란에 휩싸였다. 일진그룹이 허진규 회장의 차남 허재명 대표가 대주주로 있는 일진머티리얼즈를 통해 유망한 중소기업의 생산설비와 영업노하우를 빼앗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일진그룹 측은 도리어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반박하고 나서 양측의 진실공방이 예상된다.

중소기업 전 대표 “헐값에 회사 뺏겼다” 주장

7일 일부 언론보도와 업계에 따르면 희토류 관련 영업을 해 온 A씨는 자신이 설립한 회사를 일진그룹에서 빼앗아 갔다며 최근 검찰에 진정서를 냈다.

A씨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A씨는 지난 2014년 안성공장에서 세계에서 2번째로 고품질의 희토류본드 파우더 양산을 세계 2번째로 성공, 투자파트너로 일진그룹을 소개받았다.

고품질의 희토류본드 파우더는 전기자동차, 휴대폰, 풍력 발전, 센서, 컴퓨터 및 가전제품용 모터에 이용 되는 첨단자석이다. 일진그룹은 허진규 회장의 직접 지시로 7개월의 실사를 걸쳐 2014년 9월2일 A씨가 설립한 회사에 투자하기로 했고 A씨는 모든 기술 및 생산라인을 일진에 제공키로 합의했다.

일진은 같은 해 11월19일 직접투자 대신 일진 계열사 알아이엠(주)의 49% 지분을 주겠다고 제안, 그해 11월21일 허진규 회장 입회 하에 합의서를 계약했다. 이후 A씨는 일진 계열사 아이알엠의 영업을 책임진 공동 대표이사 겸 고문으로 일하게 됐으며 올해부터 수백억 원, 향 후 수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확신하고 있었다.

그런데 돌연 일진은 초기 투자 합의서를 무시하고 2015년 4월21일 허 회장 주도의 투자심의회의 후 갑자기 200억의 증자를 결정하고 지분을 정리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이후 같은 해 7월초 A씨는 회사 영업 부진을 이유로 해임당했다.

당시 A씨는 허 회장에게 영업 정상화와 합작사업 성사 등을 약속하고 지분을 제3자에게 넘겨 투자금을 회수해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진은 이사회를 통해 모든 생산 기계와 재고를 헐값에 일진머티리얼즈에게 넘기고 A씨가 보유한 아이알엠의 주식 49%도 아무런 사전 통보없이 빼앗아 갔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알아이엠은 지난해 10월 영업부진을 이유로 일진머티리얼즈 사업부로 편입됐다. 일진머티리얼즈는 허 회장의 차남 허재명 대표가 최대주주(지분 62.81%)다. 허 대표는 일진머티리얼즈를 통해 일진엘이디, 일진유니스코, 삼영글로벌, 오리진앤코 등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일진그룹 “우리가 피해자…부풀린 사업성과로 막대한 피해”

일진그룹은 도리어 피해자라며 A씨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A씨의 주장은 허위로 A씨로 인해 회사가 큰 손해를 입게 됐다며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김씨 주장과 달리 허 회장이 해당 기업 인수 과정에 관여한 바도 없다고 설명했다.

일진 측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가 피해자다. A씨가 제안한 부풀린 기술과 사업성과로 적자가 계속됐다. 들여온 기계는 가동도 안 되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A씨가 주장했던 현물자산 보다는 영업력 무형자산 평가를 했는데 결과적으로 이에 훨씬 못미쳤다”며 “당시 100억원을 넘게 투자했는데 남은 건 8억원짜리 기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씨 주장처럼 기술탈취 목적이었다면 해당 신규사업 담당자가 특진을 해야 하지만 도리어 책임을 지고 회사를 나가게 됐다”며 적극 부인했다.

그러면서 “이번 진정과 관련해 서부지검서 조사가 이뤄졌고 곧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그 결과에 따라 진실을 판단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