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라 요시토모의 SNS 게시글(왼쪽)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나라 요시토모의 그림 중 ‘Harmless kitty, 1994’(오른쪽) ⓒ나라 요시토모 인스타그램

【투데이신문 박지수 기자】 국내 화장품 브랜드 더블유랩(W.Lab)이 자사에 제품 디자인 표절 의혹을 제기한 일본 팝아트 작가 나라 요시토모에 소송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나라 요시토모는 지난달 22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의 화장품 업체 제품 패키지에 그려진 그림이 내 그림과 비슷해 경고문을 보냈는데 역으로 해당 업체가 소송을 제기했다”며 “저작권 전문 변호사와 상담해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나라 요시토모는 더블유랩의 ‘더블유 허니 빔 쿠션(W-HONEY BEAM CUSHION)’ 패키지에 그려진 소녀 얼굴이 자신의 작품 속 소녀 그림과 매우 흡사하다고 보고 더블유랩 측에 경고문을 보냈다. 그러나 법적 조치 없이 문제가 해결되길 기대했던 것과 달리 더블유랩은 해당 제품 이미지는 자사가 직접 제작한 것이라며 오히려 나라 요시토모에 소송을 제기했다.

누리꾼들은 “컬래버레이션 한 제품으로 알고 있었다”, “진짜 더블유랩 뻔뻔하다”, “걸려서 찔리니까 법원에 소송한 건가”, “나라 망신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함께 더블유랩 ‘더블유 허니 빔 쿠션’을 구입한 바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은 “이제 안써야지”, “예전에 몇 번 사서 썼는데 사지 말아야 할 것 같다” 등 불매를 다짐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 더블유랩 측은 “자사 보호 차원에서 소송을 제기했다”고 해명했다.

더블유랩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더블유 허니 빔 쿠션은 2015년 5월 출시된 제품”이라며 “그런데 지난해 10월 갑작스럽게 나라 요시토모 측으로부터 경고장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경고장에는 14일 이내에 해당 제품을 회수하고 전량 폐기하는 것과 함께 금전적인 손해배상이 언급돼 있었고 이를 지키지 않을 시,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며 “이에 자사를 보호하기 위해 먼저 소장을 접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고장을 받은 후, 나라 요시토모 측에 해당 제품을 만들 당시 참고한 이미지 등 표지 제작과정을 알렸다”며 표절 의혹을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나라 요시토모가 보낸 경고장의 모든 사항을 수락하기 어렵다는 내용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일 뿐 금전적인 내용 등에 대해서는 소장에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사 제품 디자인과 요시토모의 그림이 유사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에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논의 중으로 며칠 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요시토모의 그림과 더블유랩의 제품 캐릭터는 유사한 점이 많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김종현 일러스트레이터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나라 요시토모의 그림 중 심술맞은 눈매, 헤어스타일, 볼 등은 독창성이 빛나는 부분”이라며 “그런데 이 부분을 더블유랩 제품 내 캐릭터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비슷한 것으로 보아 더블유랩 측에서 나라 요시토모의 그림을 참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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