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setNet1_2

[위험의 외주화②] 구의역 9-4번 승강장에서 죽음을 맞이한 청년

기사승인 2016.10.26  10:38:41

공유
default_news_ad1
   
 

<투데이신문>은 비용절감과 이윤에 눈이 먼 기업의 이기심에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사연을 다룬 ‘위험의 외주화’를 연재하고 있다. 실명 위기에 놓인 불법 파견업체 근로자에 이어 두 번째로 지하철 승강장 끝에 위태롭게 매달린 스크린도어 용역업체 정비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봤다.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용역업체 20세 직원, 열차에 치여 숨져
서울메트로 작업 절차 미준수 관행화돼, 통제장치도 없어
사고 원인, 이윤추구 우선한 안전업무 ‘외주화’ 가장 커
외주화에 따른 서울메트로 출신 전적자 ‘메피아’ 논란
서울시, 안전업무 직영화 도입···사후관리가 더 중요해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지난 5월, 2호선 구의역에서 20대 청년이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승강장안전문) 사이에 끼어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

그는 서울메트로 관할 지하철역(1~4호선) 스크린도어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용역업체 은성PSD 소속 비정규직 근로자로 스크린도어를 점검하던 중 들어오던 열차를 미처 피하지 못해 이 같은 변을 당했다.

스크린도어 유지보수는 생명과 직결되는 업무 분야이기 때문에 정비원들의 안전을 위해 비용이 따르더라도 원청인 서울메트로가 직접 관리하고 경영해야함이 마땅하다. 하지만 경영 효율화와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전면 외주에 맡겼고 이는 인력 부족, 감독기관의 관리 미흡, 사고 이후 안일한 대처 등의 문제로 이어지며 하청 근로자의 목숨까지 빼앗았다.

이처럼 구의역 사고는 외주화 문제들이 낳은 최악의 상황을 보여주며 다시금 그 위험성 알리는 일종의 경고라고 볼 수 있다.

앞길이 구만리 같았던 20살 청년의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간 스크린도어. 그가 죽음을 피해갈 방법은 정녕 없었던 것일까.

   
▲ 김씨 가방에서 발견된 물건들 ⓒ투데이신문

‘작업 절차 미준수 일상화···통제장치 없이 방치된 채 근무’

지난 5월 28일 오후 5시 55분경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용역업체 은성PSD 직원 김모(20) 씨가 승강장 9-4 지점에서 스크린도어 장애물검지센서를 청소하던 중 진입하는 열차에 치여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

김씨는 2015년 10월 19일부터 고등학교 실습생으로 은성PSD와 연을 맺었다. 그는 선배 직원과 함께 현장에 출동해 정비기술을 익히는 3개월의 수습기간을 마친 후 2016년 1월부터 스크린도어 정비원 임무를 정식으로 수행했다. 하지만 취업의 기쁨도 잠시, 김씨는 불과 입사 7개월 만에 예기치 못한 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등졌다.

김씨의 가방에서는 미처 뜯지 못한 컵라면과 숟가락, 녹슨 수리 장비들이 발견됐다. 김씨의 어머니는 “우리 아이는 하루 종일 굶어가면서 시키는 대로 시간에 쫓기며 일했을 뿐”이라며 절규했다.

고작 20살에 불과했던 김씨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그날의 끔찍한 사고는 왜 일어난 것일까. 구의역사고진상규명위원회가 7월 28일 발표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그날 사건 상황을 살펴봤다.

사고 당일 은성PSD 강북사업소 주간A조 근무자였던 김씨는 오후 1시 충정로역에 위치한 강북사업소로 출근했다. 이후 오후 2시 35분부터 3시 21분까지 아현역을 시작으로 신촌역, 당산역, 충정로역 순으로 일일 정기점검을 마친 후 사무실에 복귀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서울메트로 전자운영실로부터 구의역 스크린도어 장애발생 신고가 접수됐고 은성PSD 강북사업소는 김씨에게 구의역 고장장애 사항을 전달하고 1인 출동을 지시했다.

서울메트로와 은성PSD 간 체결한 「승강장안전문(PSD) 유지관리 운영업무 위탁용역」의 「2015년 PSD 유지보수 과업지시서」 제12조에는 모든 작업은 ‘2인 1조’ 이상의 인원으로 시행하도록 명시돼 있다. 그러나 사고당시 오후반(오후 1시~10시) 주간 A조 11명 중 5명은 휴무였으며 근무자 6명 중 1명은 사무실 상황근무 중이었다. 또 다른 1명은 집회에 참석했고 나머지 4명이 각각 1명씩 1, 2, 3, 4호선을 맡고 있어 과업지시서에 규정한대로 ‘2인 1조’ 근무가 지켜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인력난 속에 김씨는 홀로 오후 5시 7분 충정로역을 출발해 5시 45분 구의역 역무실에 도착했다. 김씨는 곧바로 역무실에 들러 스크린도어 열쇠를 반출했고, 역무실 내 종합제어반을 5시 49분까지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도 관련 절차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특별안전대책’ 장애조치 절차에 따라 장애현장에 출발하는 직원은 출동사실과 인원, 도착예정 시간을 전자운영실에 통보해야 하며 해당 역에 도착하는 즉시 전자운영실에 작업시작을 통보해야 한다.

   
▲ 안전 강조한 은성PSD 현수막 ⓒ뉴시스

그러나 당시 전자운영실 근무자 박모 씨는 김씨로부터 장애출동 내용과 해당 역사 도착 사실을 통보받은 적이 없었으며 통상적으로 출동보고와 작업시작 전 보고는 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매뉴얼에 규정된 ‘출동 통보’는 사실상 지켜지지 않은 사(死)문화된 절차였다.

또한 서울메트로는 은성PSD와의 위탁용역 과업지시서에서 ‘2인 1조’ 이상 규정했지만 내부 매뉴얼(특별안전대책)에는 과업지시서와 부합하지 않는 「1인 작업 시 신고절차」, 「1인 가능 작업」에 대해 명시하고 있어 사실상 1인 작업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크린도어 개폐시에는 역무실에서 열쇠수불대장에 작업자 및 수불시간 등을 기재한 뒤 열쇠를 수령해야 하지만 이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김씨는 열쇠수불대장에 수불내역을 기재하지 않고 안전문 열쇠를 가지고 갔다. 그러나 역무원들은 이에 대해 알지 못했다.

이후 김씨는 본격적인 장애조치를 위해 5시 50분 구의역 5-3번 승강장에 도착해 5시 51분까지 정비작업을 완료했다. 그리고 나서 김씨는 5시 53분 9-4번 승강장으로 이동해 5시 55분까지 대기하다 곧바로 스크린도어를 수동 개방하고 장애물검지센서를 청소하던 중 진입하는 제2350열차에 부딪혀 목숨을 잃었다.

관련 절차에 따라 선로 측 작업은 2인 이상 시행하고 열차 감시원을 배치해야 한다. 하지만 장애조치 현장을 관리 감독할 부서는 지정되지 않았고 열차 감시원 배치 여부 또한 확인되지 않아 결국 김씨는 혼자서 선로 작업을 진행했다.

또 정비원이 작업을 할 때 역무원은 작업 상황을 CCTV를 통해 모니터링 해야 하는데 이날 모니터링 담당자였던 부역장은 역무원 어느 누구로부터도 김씨의 작업에 대해 보고받은 바가 없었다고 한다. 때문에 스크린도어 고장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김씨의 상황을 알지 못했던 기관사는 열차 운행을 중지하지 않았고 비극은 순식간에 일어나 버렸다.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작업은 서울메트로 ‘스크린도어 장애처리 절차’에 따라 △현장출동 지시 △출동사실 통보 △도착 후 작업시작 통보 △안전문 열쇠 반출 △장애사항 파악 및 지원인력 요청 △선로 측 작업 요청 및 승인 △ALL CALL △장애조치 △작업완료 등 모두 9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럼에도 각 관리주체는 세부절차를 전혀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시 말해 김씨는 현장 출동 시점부터 작업 완료 시점까지 서울메트로나 용역업체의 관리 및 감독, 모니터링 등 통제장치 없이 홀로 작업했던 것이다.

   
▲ 구의역 추모 현장 ⓒ투데이신문

반복된 사고, 근로자 안전 외면한 ‘외주화’가 가장 큰 원인

지하철 스크린도어 수리 근로자 산재 사망사고는 2013년 성수역, 2015년 강남역에서도 일어난 바 있다. 벌써 세 번째 죽음이다. 왜 자꾸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는 데는 어떠한 원인이 있을까.

가장 큰 원인으로는 ‘외주화’가 지목되고 있다. 근로자의 안전보다는 이윤을 추구하는 구조가 결국 근로자를 죽음으로 내몰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회공공연구원이 6월 2일 발간한 ‘서울메트로 스크린도어 유지보수업무 외주의 문제점과 직영화 필요성’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메트로는 지난 2008년 직종 통폐합과 점검주기 축소, 업무 축소 및 재조정, 근무제도 변경 등을 골자로 하는 ‘창의혁신프로그램’을 실시하면서 인력을 대대적으로 감축했다.

이에 따라 1만284명이었던 정원을 유사기능 통폐합, 점검주기 조정, 아웃소싱과 민간위탁 등을 이유로 1134명을 축소한 9150명으로 조정했다. 그 과정에서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전동차 경정비, 모터카와 철도장비 운영 등 핵심 업무들도 외주화 됐다.

차량 안전운행에 필수적인 차량경정비나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등 핵심 업무들이 외주화로 진행되면서 지하철 안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높아졌다.

사회공공연구원 이영수 연구위원은 “핵심 업무 담당 조직이 분할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소통과 정보 전달이 제대로 안되면서 외주 근로자들이 정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현장에서 실제 정비작업을 하는 외주 근로자들의 요구와 의견이 원청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으면서 정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이러한 외주업무들은 서울메트로 퇴직자들이 외주회사를 설립해서 전적자들을 재고용하고 원청인 서울메트로부터 수주 받은 기형적인 형태로 진행됐다. 한국노동연구원 정흥준 연구원은 “외주화 자체가 정규직 인원을 줄이기 위한 경영상의 정책이어서 명예퇴직자들이 외주용역회사로 전적자의 신분으로 이동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외주화가 진행되면서 전적자와 자체 채용자 간에 노동조건에서의 차별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적자들은 퇴직 이전 임금의 60~80%를 보장받거나 심지어 원청인 서울메트로의 임금상승률까지 적용받은 데 비해 자체 채용자는 고용이 불안하고 임금이 터무니없게 낮게 책정됐다. 게다가 서울메트로 출신 전적자들은 다른 근로자에 비해 최대 2배가 넘는 임금을 받고 있었다.

   
▲ 구의역 사고 추모 행진 ⓒ뉴시스

은성PSD의 보수를 분석해본 결과, 2015년 관리직에 근무하는 전적자의 월 평균 세전 급여액는 446만7033원이었고, 직접 채용된 근로자는 310만원이었다. 현장직의 경우 전적자는 월 평균 세전 급여액이 429만3407원이고, 직접채용 근로자는 180만원이었다.

특히 김씨의 경우 다른 현장직 직접채용 근로자보다도 더 적은 급여를 받고 있었다. 그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주 5일 동안 하루 8시간 근무를 하면서 받은 월 세전 급여액은 160만원, 실수령액은 월평균 143만2688원이었다.

당초 서울메트로는 공공기관 용역근로자 보호지침 제도에 따라 정보통신공사 기준을 적용해 은성PSD에 시중노임단가를 적용해 발주가 나갔고 최종적으로 자체 채용자는 월 240만원 정도를 수령하도록 돼있었다. 그러나 김씨는 100만원 이상 더 적게 받아왔다.

서울메트로는 실제 근로자들에게 시중노임단가가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해 용역업체의 인사나 경영에 대한 관리 권한이 없어 별도로 보고받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은성PSD 측은 시중노임단가는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일부를 경영자 재량에 따라 다른 계획을 위해 사용해도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즉, 지켜도 그만 안지켜도 그만인 것에 불과한 정부의 공공기관 용역근로자 보호지침 제도와 서울메트로의 무책임함, 은성PSD의 비양심으로 인해 김씨는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적자는 용역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 보유 유무와 상관없이 고용됐기 때문에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자체 채용자와 업무분장에서 갈등이 발생할 수 없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2016년 5월 현재 은성PSD 소속 임직원은 모두 143명이며 이 가운데 자격증을 보유한 인원은 41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인원은 관련 자격증이 전혀 없었으며 상당수가 서울메트로 출신이었다.

이처럼 서울메트로는 스크린도어 관련 기술 보유 여부에 상관없이 전적자들의 고용을 강요하고, 이들을 실무와 관계없는 비교적 쉬운 업무에 배치하고도 고임금을 지급했다는 ‘메피아’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게다가 서울메트로 스크린도어는 부실시공으로 잦은 고장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음에도 외주로 진행되다 보니 충분한 유지보수 인력이 배치되지 않았다.

서울메트로 스크린도어 사업은 최저가 입찰제로 영세업체들이 수주를 받다 보니 업체가 시공 중에 도산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업체들이 정상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낙찰 받고 시공하면서 부실하게 건설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사회공공연구원 오선근 부원장은 “스크린도어 가동문 1조당 공사비가 약 3400만원으로 시공됐지만 1600만원 정도로 낮은 가격에 공사가 진행돼 부실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96개 역의 스크린도어가 시공됐고,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월 평균 902건, 연평균 1만828건의 고장과 장애를 일으켰다.

   
▲ 구의역 추모 현장 ⓒ투데이신문

잦은 고장과 장애로 인력은 부족해져 유지보수업체 직원들의 노동 강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서울메트로는 외주 근로자를 압박하고 무리한 노동까지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메트로가 제시한 승강장안전문 유지보수 관련 과업지시서에는 “고장 및 모든 장애 시, 신고 접수 후 1시간 이내에 출동 완료하여 즉시 처리가 필요하며 24시간 이내에 처리를 하지 못하거나 10분 이상 고장으로 열차 운행지연 되었거나 등의 지연배상금을 청수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결국 고장과 장애를 빨리 처리하지 않으면 원청으로부터 외주업체가 금전적인 배상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외주 근로자들을 일을 빨리 처리할 수밖에 없다. 특히 전적자들은 정규직으로 고용승계가 보장돼 있지만 숨진 김씨와 같은 자체 채용자들은 고용승계가 보장되지 않아 회사의 눈치를 더욱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애초부터 2인 1조가 불가능한 인력이 배치돼 있고, 원청으로부터 배상을 당하지 않기 위해 1명이라도 현장에 즉각 투입해야 했다. 그러다보니 은성PSD는 2인 1조 근무를 허위로 기재하는 편법까지도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절차가 있지만 외주 근로자들은 이러한 절차를 따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열차가 다니는 낮 시간에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원청과의 소통이 필수적이지만 조직이 다르고 종합관제실과 직접 소통하는 권한이 없는 외주 근로자 입장에서는 매우 힘들 수밖에 없는 일이라는 것. 입사한 지 7개월도 안 된 김씨에게는 더욱 그랬을 것으로 보인다.

종합해 볼 때 구의역 사망사고는 서울메트로 스크린도어가 애초부터 부실시공으로 잦은 고장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지만 충분한 유지 보수 인력이 배치되지 않다. 오히려 원청인 서울메트로는 외주용역업체에게 신속하고 빠른 유지보수를 압박했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외주 근로자들에게 전가됐다. 현장 작업 시 필수적인 원청과의 소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외주화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안타까운 사망사고가 벌어진 것이다.

반면 5~8호선을 관리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의 경우 스크린도어를 승강문안전단이라는 자체 부서에서 관리를 하고 있다. 실제 서울도시철도 관할 역에서는 스크린도어 설치 이후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승강문안전단이라는 자체 부서에서 25명의 직원이 스크린도어를 전담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역 곳곳에 설치된 총 14개의 기술사업소 소속 기술직원들이 스크린도어 고장 발생 시 함께 출동한다”고 설명했다.

   
▲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원인규명과 대책촉구 기자회견 ⓒ뉴시스

안전업무 직영화 도입··근로자 작업환경 사후관리 병행돼야

서울메트로는 구의역 사고 직후 재발 방지를 위해 ‘안전문 정비 시 반드시 서울메트로 직원이 입회해 2인 1조 작업 이행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CCTV를 통해 수시로 모니터링하면서 안전상태 확인을 의무화해야 한다’, ‘안전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자회사를 설립하겠다’는 등의 대책방안을 발표했다.

그런데 자회사 설립 방안은 결국 서울메트로 직영이 아닌 외주에 맡기게 되는 꼴 아니냐는 반론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서울메트로는 직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행정자치부나 서울시의 승인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어렵다는 입장을 늘어놓았다. 또한 은성PSD와 또 다른 용역업체인 유진메트로컴과의 계약이 2028년까지로, 계약을 파기하지 않는 이상 현 상황에서 전면 직영화는 힘들다는 것이다.

결국 서울시는 지난 6월 16일 ‘구의역 사고’ 대책 브리핑을 열고 서울메트로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전동차 경정비, 차량기지 구내운전, 모터카 등 특수차 운영, 역사운영 5개 분야를 모두 직영화 하겠다는 후속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성수역, 강남역 사고 발생 이후 마련된 사고 재발 방지대책들이 구의역 사고를 막지 못한 선례 때문인지 서울시가 발표한 이번 후속 대책이 지속적이고 올바르게 적용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뒤따른다.

지금까지는 사고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 보다는 당시 여론의 비난을 잠재우기 위한 미봉책들만 수없이 반복돼왔다. 관련 책임자들도 여론에 못 이겨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데만 급급했다. 그러는 사이 세 명의 젊은 정비원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이제는 지금 이 시간에도 지하철을 이용하는 수많은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선로 쪽에 위태롭게 몸을 내놓고 서 있을 정비원들을 위해서라도 현실에 맞는 구체적인 해결책과 그것들이 ‘실제 작업환경에서 올바르게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사후관리가 절실히 요구된다.

구의역 사고를 끝으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실수를 두 번 다시 범하지 않길 바라며 스크린도어 용역업체 근로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외주화’, 그 질긴 뿌리가 뽑히기를 기대해 본다.

전소영 기자 jsy@ntoday.co.kr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3
default_setImage2

최신기사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실시간 뉴스

default_side_ad2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