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책 한 권도 무겁다고 오빠 부르던 네가 오겠다고?' 광고 문구 비난 쇄도

   
▲ ▲ 논란이 되고 있는 코오롱 스포츠의 오지탐사대 모집 광고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코오롱 스포츠의 오지탐사대 단원들을 모집하는 광고가 ‘여성 비하’로 논란이 되고 있다.

25일 코오롱 홈페이지에 따르면 코오롱 스포츠는 지난 18일부터 2014년도 오지탐사대 단원 모집을 시작하는 광고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번 행사는 대한산악연맹이 주최하고 문화관광부와 코오롱 스포츠가 후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이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면서 진취적인 기상을 갖고 꿈과 희망을 찾아가게 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고 코오롱스포츠 측은 설명했다.

이에 코오롱스포츠는 ‘2014 코오롱스포츠 한국 청소년 오지탐사대 모집’이라는 이름으로 오지탐사대 모집을 홍보하기 위한 홍보 영상 및 두 개의 홍보포스터를 제작했다.

홍보포스터에는 해당 광고를 대표하는 동물들과 홍보 문구가 담겨있다. 하나는 웃고있는 원숭이와 '헐~ 엄마도 없으면 라면도 못 끓여먹는 네가 오겠다고?'라는 멘트가 포함되어 있고 다른 하나는 웃는 표정의 낙타의 얼굴과 '전공책 한 권도 무겁다고 오빠 부르던 네가 오겠다고?'라는 멘트가 쓰여있다.

코오롱스포츠는 SNS로 해당 광고를 퍼가면 상품을 주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하며 홍보의 효과를 톡톡히 보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두 개의 홍보포스터 중 하나인 ‘ㅋㅋㅋ 전공책 한 권도 무겁다고 오빠 부르던 네가 오겠다고?’라는 문구를 내건 광고가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여성을 가벼운 책 하나도 들지 못해 남성에게 의존하는 나약한 존재로 묘사하는 내용을 다룬다며 광고를 본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반발을 샀다.

광고를 본 네티즌들은 “저걸 광고라고 만드냐”,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생각없어 보인다”, “갑자기 코오롱 이미지 별로됨” 등의 댓글을 달며 불편한 심기를 내보였다.

이에 코오롱 스포츠는 일주일 뒤인 25일 여성비하 논란에 휩싸인 해당 내용의 광고를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그러나 여전히 페이스북 등에서는 해당 광고가 게재된 상태다.

   
▲  광고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내는 네티즌들의 댓글

이번 오지탐험대 모집 광고를 본 여성단체도 명백한 ‘여성비하’라고 주장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유일영 국장은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온라인에서 형성되고 있는 여성혐오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며 "(코오롱 스포츠의 광고는) 여성들이 보았을 때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는 성차별적 시각이 반영되어 있으며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코오롱 스포츠는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책 한권 정도 들고 다닐 수 있으며 라면 정도 끓여먹을 수 있는 (힘이 있는) 청춘이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는 표현을 동물들이 화자가 돼 좀 재미있게 풀어보고자 하는 느낌으로 제작된 것”이라 설명했다.

코오롱스포츠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오지탐사대의 광고 크리에이티브(creative)는 포스터가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툴(communication tool)로 사용되다보니 시선을 사로잡는 강한 비주얼과 임팩트와 도전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기반으로 광고를 제작하고 있다”며 “전혀 의도치 못한 부분으로 불편을 드리게 되어 죄송하다”고 답했다.

이 같은 ‘여성 비하’ 논란은 이번 코오롱스포츠 광고뿐만 아니라 그 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지난해 걸그룹 시스타가 등장해 “야 김창식 왜 이렇게 몰려다녀, 걸그룹이냐?”라고 말한 스니커즈의 광고 또한 여성을 공을 따라다니기만 하는 무기력한 존재로 그려 광고의 의도와는 달리 ‘여성 비하적’, ‘성차별적’ 내용을 담고 있다는 질타를 받은 적이 있다.

또한 <본지>에서 보도한 광고도 ‘맛있는 버라이어Tea’, ‘멀.Tea.플레이’ 등의 문구를 넣어 본래 자사의 음료가 다양하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했던 의도와는 달리 여성을 갖가지 목적을 위해 남성을 만나는 ‘어장관리女’로 인식돼 여성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일으킨다는 비난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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