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입 시 유입될 패시브 자금 약 80조원
“시장 접근성 개선 시 2025년 편입 전망”

WGBI 편입을 위한 국채시장의 시장접근성 요건 [사진출처= FTSE Russell]
WGBI 편입을 위한 국채시장의 시장접근성 요건 [사진출처= FTSE Russell]

【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한국의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또 불발됐다. 다만 정부는 연내 편입을 목표로 외국인 투자 제도 개선 등 한국 국채의 시장접근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WGBI 편입 시 유입될 패시브 자금 규모를 약 79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WGBI를 관리하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27일(현지시간) FTSE채권시장 국가분류를 발표하고, 한국을 향후 WGBI 편입 대상인 관찰대상국(Watch List) 지위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은 2022년 관찰대상국 목록에 오른 뒤 지난해 3월과 9월에 이어 올해도 지수 편입이 불발됐다. FTSE 러셀은 매년 3월과 9월 국채 발행 규모와 국가신용등급, 국채 시장 접근성 등을 제고해 편입 여부를 결정한다.

WGBI에 편입되기 위한 조건은 국채 전체 발행 잔액 액면가 500억달러 이상, S&P 기준 신용등급 A- 이상, 시장 접근성 레벨2가 동시에 충족돼야 한다.

한국의 국채 발행 규모와 신용등급 기준은 WGBI 편입 기준에 충족된 것으로 평가받아왔지만 국채 시장 접근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FTSE는 한국 정부가 국채의 시장 접근성을 기존 레벨 1에서 레벨 2로 상향 조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의 국채 시장 접근성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제도개선 방안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1월부터 외국인 국채 투자소득에 대해 비과세를 적용해오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를 폐지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채권시장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가 유로클리어·클리어스트림을 통해 보다 간편하게 국채 투자가 가능하도록 오는 6월 국제예탁결제기구(ICSD)의 국채통합계좌를 개통할 방침이다.

외환시장 선진화를 위한 노력도 본격화된다. 현재 정부는 RFI(Registered Foreign Institution)을 통해 해외 소재 금융기관도 국내 은행 간 현물환 FX 스왑 등 시장 참여를 시범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며, 오는 7월부터는 정식으로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외환시장 거래 마감 시간도 기존 15시 30분에서 런던 장 마감 시간인 익일 2시까지 연장하며, 추후 24시간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은 “정부의 추진 방안대로 진행될 경우 한국 국채가 시장 접근성 레벨 2로 상향되기 위한 조건들은 하반기에 충족될 것”이라며 “다만 WGBI 편입을 위한 글로벌 운용사들 간의 회의 결과를 반영하는 시차를 고려하면 한국 국채의 WGBI 편입은 올해 9월보다는 빨라야 2025년 3월에나 확정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WGBI를 추종하는 글로벌 자금이 2조5000만달러로 알려진 가운데 이를 고려하면 WGBI 편입 시 유입될 패시브 자금은 약 79조원으로 추정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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