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이후 34년 만
한가람미술관서 2024년 4월 21일까지 진행

【투데이신문 박세진 기자】“나는 순수한 형태와 색으로만 세계를 완전히 표현할 수 있다.”

옵티컬아트 창시자 빅토르 바자렐리(Victor Vasarely, 1906-1997)의 전시가 1990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이후 34년 만에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헝가리 국립 부다페스트 뮤지엄과 바자렐리 뮤지엄에서 대거 출품된 200점의 작품을 통해 빅토르 바자렐리의 전 생애를 살펴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문화콘텐츠 전문기업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는 5일 한국 헝가리 수교 35주년을 기념해 ‘빅토르 바자렐리 : 반응하는 눈’ 전시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해당 전시는 지난해 12월 21일을 시작으로 오는 2024년 4월 21일까지 진행된다.

Victor Vasarely, 1964-1974, Marsan-2, Vasarely Museum, Budapest<br>
Victor Vasarely, 1964-1974, Marsan-2, Vasarely Museum, Budapest

이번 회고전은 바자렐리가 의학도에서 그래픽 광고 디자이너를 거쳐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발견하고 옵아트의 선구자가 되기까지 전생에 걸친 그의 작품 세계와 인생을 총체적으로 조망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빅토르 바자렐리가 남긴 방대한 작품들은 이번 전시회에서 13개에 달하는 섹션을 통해 각 시대별로 작가가 몰두한 작품의 경향과 스타일을 모두 보여준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널리 알려진 바자렐리의 옵아트 작품뿐만 아니라 그래픽 아트, 추상 미술, 키네틱 아트를 걸쳐 그가 자신만의 조형 언어인 ‘플라스틱 유닛’를 창안하고 이를 조각과 다양한 장르에 걸친 작품으로 변형하기까지 전 과정이 담겨있다.

옵티컬아트 창시자로 불리는 빅토르 바자렐리는 헝가리 태생의 프랑스 화가다. 원래 그의 전공은 의학이었으나 데생과 드로잉을 배우고 헝가리의 바우하우스로 불리는 ‘뮤힐리 아카데미’(Budapesti Műhely)에 입학하면서 아티스트의 길을 걷게 된다. 이곳에서 그는 말레비치, 몬드리안, 칸딘스키, 그로피우스 등 당대 가장 신선하고 파격적인 추상 예술가의 작품을 접한다.

Victor Vasarely, 1939, Zebras, Gouache, pencil, colour and white chalk on paper, Vasarely Museum, Budapest<br>
Victor Vasarely, 1939, Zebras, Gouache, pencil, colour and white chalk on paper, Vasarely Museum, Budapest

이후 1930년 파리로 이주한 그는 그래픽 디자이너와 상업 광고 디자이너로 성공한다. 그러나 화가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기성 미술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다양한 시도에 나선다. 추상미술의 시대를 거쳐 마침내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발견하는 데 성공한다.

옵아트의 대표적 작가로 명성을 얻게 된 빅토르 바자렐리는 엄격한 구성에 의한 기하학적인 추상을 추구해 간다. 그의 작품은 단조로운 도형의 나열에 그치지 않고, 부분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변화와 착란을 통해 화면에 생생한 움직임을 줘, 보는 이로 하여금 시각적 모호성과 분산을 느끼도록 만든다.

이번 전시는 이처럼 그래픽 아티스트로 출발해 광고 디자이너와 추상미술 작가, 공공미술 프로젝트 개발자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한 빅토르 바자렐리의 총체적 면모를 보여주는 전시로 기획됐다. 이를 통해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은 옵아트에 대한 이해와 추상미술의 전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바자렐리의 예술 세계는 정사각형, 공간, 움직임, 시간이라는 네 가지 기둥으로 구성돼 있다. 그의 작품은 이러한 코드를 바탕으로 태어났으며, 움직임과 평면에서 솟아오르는 단단한 덩어리의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바자렐리는 자신의 작품이 ‘순수한 조형성’이 우세한 특징을 갖게 하기 위해 기호, 무작위적인 붓질, 개인적인 제스처 등 연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모든 요소를 배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 결과 순전히 ‘시각적 개념’이 드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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